5세기 로마의 혼란 속에서 존 카시안은 수도원을 설립하고 수도사들에게 성경 연구의 중요성을 가르쳤습니다. 그는 금식과 철야를 통해 깊은 영성을 계발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성 베네딕트는 이러한 전통을 이어받아 수도원 규율에 성경 연구를 중심으로 두었습니다. 수도사들은 성경 사본과 성구집을 통해 지속적으로 성경을 읽고 묵상하며 영성을 형성했습니다. 이 전통은 오늘날에도 영성 훈련의 중요한 요소로 남아있습니다.
🗺️ Knowledge Map
- 수도원 전통: 존 카시안과 성 베네딕트의 수도원 설립과 영성 훈련
- 영성독서 (Lectio Divina): 성경과 경건서적을 통한 영성 계발
- 성경 연구의 중요성: 수도사들의 지속적인 성경 읽기와 묵상
- 역사적 배경: 5세기 로마의 혼란과 수도원 설립의 필요성
- 수도사들의 생활: 성경 사본과 성구집을 통한 영적 생활
2. 수도원 전통
5세기, 로마가 망해가고 외부 침략이 빈번했던 시기에 "사막의 교부"라고 불리던 존 카시안(John Cassian, 주후 360-435)은 유럽 땅에 수도원을 설립하고 수도사들을 모았습니다. 그리고 수도사들에게 성경을 연구하는 것이 평생 의무라고 가르쳤습니다. 성경의 참 의미를 깨달으려면 수도사들은 금식과 철야를 하며, 더욱 깊은 영성을 계발해서 타락한 인간의 본성을 고쳐야 한다고 가르쳤습니다. 카시안은 성경 안에는 놀라운 영적 실재들이 인간의 언어에 의해 베일로 가려져 있다고 가르쳤습니다. 이 영적 실재를 경험하는 깊은 영성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성경을 평생토록 연구해야 한다고 가르친 것입니다. "영성독서"(Lectio Divina)의 본질을 지적한 것이지요.
이런 카시안의 수도원 전통을 이어받은 사람은 성 베네딕트(St. Benedict, 주후 480-543)였습니다. 그래서 베네딕트 수도원에서 영성을 위한 성경연구는 수도원 규율에 중심이었습니다. 수도원 내에서는 하루 일과 가운데 여러 번 시간을 정해놓고 의무적으로 기도를 드리는 규율(Officium Divinum)이 있었습니다. 오늘날 우리 개신교인들에게는 잃어버린 전통이지만 영성 훈련을 위해서 필요한 것이지요. 수도사들은 기도를 마치고 다음 기도가 시작되기 전 중간에는 시편에 곡을 붙여서 노래로 부르곤 했습니다. 오늘날로 말하면 성경말씀에 곡을 붙인 찬송가를 불렀다고 해야겠지요. 또한 수도원에서 식사시간이 되면 식사하는 동안 한 사람이 성경말씀을 큰 소리로 낭독하기도 했습니다. 매일 매 순간마다 성경 말씀과 함께하는 생활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 이 당시 수도사들이 읽었던 성경이라야 오늘날 성경의 일부분만 수록된 사본들이었습니다. 아직 인쇄 기술이 발명되지 않았기 때문에 성경책을 만들려면 원본을 보고 손으로 베껴 써야 했습니다. 그래서 당시 성경책을 한글로는 "사본"이라고 합니다. 이것을 영어로는 "manuscript"라고 부르는데 이것은 "손"이란 라틴어 manus(마누스)와 "기록물" 또는 "책"이란 scriptum(스크립뚬)이 결합된 단어입니다. 성경 원본들을 모두 구하기도 힘들지만 66권 전체를 손으로 베껴 쓴다는 것 역시 쉽지 않았지요. 그래서 많은 수도사들은 오늘날 우리가 갖고 있는 신약과 구약이 합본된 성경을 가질 수도 없었고 보기도 힘들었습니다. 수도사들이 사본들을 통해서만 성경말씀을 접했던 것은 아닙니다. 교회 절기에 따라서 연관된 성경구절을 뽑아서 만든 성구집(Lectionary)들도 있었습니다. 또한 교회의 지도자들인 교부들이 쓴 글 안에도 인용된 성경구절들이 있었습니다.
수도원 규율에 따라 베네딕트 수도사들은 성경연구를 게을리 하지 않았습니다. 지속적인 성경읽기, 성경묵상 등을 통해서 수도사들의 마음속에 쌓인 성경의 가르침이나 형상들은 수도사들의 영성을 형성하는 기반이 된 것입니다. 비록 오늘날 우리가 가지고 있는 성경 66권 전체는 없었지만 나름대로 있는 사본들, 성구집, 교부의 글들을 매일 하루에 두 시간 이상 읽었습니다. 그래서 전통적으로 "영성독서"(Lectio Divina)는 성경말씀만이 아니라 교부들의 글들과 같은 경건서적들도 포함했었던 것입니다. 오늘날 우리들은 팔만 뻗으면 읽을 수 있는데 과연 우리의 신앙 선배들처럼 소중하게, 진지하게, 영성을 위해서 성경말씀을 대하고 있는지 자문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