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Medi_20260128_2029
[오늘의 영성읽기]
마태복음 11장 25-30절
[묵상 에세이]
소리가 넘치는 시대에 우리의 마음을 쉬게 하는 소리는 많지 않습니다. 오늘 예수님은 분주한 장터 같은 세상 한가운데서 우리를 조용히 불러내십니다. “천지의 주재이신 아버지여…” 하며 설교를 멈추고 곧바로 기도로 들어가신 그 장면은, 소란과 비판, 완고함에 둘러싸인 순간에도 하늘을 여는 길은 ‘듣는 기도’임을 보여줍니다.
예수님은 지혜롭고 슬기롭다 여기는 이들에게는 숨겨진 하늘의 비밀이 어린아이에게는 드러난다고 말씀하십니다. 가버나움처럼 높아지려는 마음은 말씀 앞에서 더 굳어지고, 어린아이처럼 가난한 마음은 같은 말씀에서 길을 발견합니다. 경청은 그냥 듣는 것이 아니라, 존경과 두려움으로 주목해 듣는 것—경(敬)과 청(聽)이 만나는 자리입니다. 우리가 말씀 앞에 멈추어 서서 한 절, 한 단어라도 온 마음으로 붙들 때, 성령께서 그 작은 씨앗을 통해 길 잃은 생각을 모으고 교만한 마음을 낮추십니다.
삶이 막혀 답답할 때 우리는 흔히 더 큰 소리로 변명하거나 비판합니다. 그러나 주님은 그 자리에서 아버지를 바라보며 기도하셨습니다. 이것이 영성 독서의 길입니다. 성경을 소리 내어 읽고, 오늘 내 마음에 와닿는 한 구절을 고르고, 그 말씀을 품고 하루를 걷는 것. 장터에서 좋은 열매를 고르듯 말씀의 시장에서 성령이 집어 주시는 한 절을 정직하게 받아 들고 사는 훈련입니다. 정확히 알고, 깊이 믿고, 순종으로 걸을 때 유혹의 말은 힘을 잃고, 마음은 다시 단순해집니다.
그리고 주님은 이렇게 마무리하십니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멍에는 없애 주겠다는 약속이 아니라, 주님의 멍에를 함께 메자는 초대입니다. 그래서 쉽고 가볍습니다. 내 힘으로 끌던 짐을 예수님의 보폭에 맞추어 함께 끌 때, 일은 여전히 있지만 마음은 쉼을 얻습니다. 오늘 우리도 설교를 멈추고 기도로 들어가신 주님을 따라, 높아지려는 마음을 내려놓고 어린아이처럼 배우게 하소서. 말씀 한 절을 품고, 주님의 멍에를 메고, 그분의 걸음에 맞추어 걷게 하소서. 그 길 위에서 우리의 영혼은 마침내 쉼을 배우게 될 것입니다.